백두대간 종주에 부쳐
백두대간이란 말을 처음 접한 건 80년대 후반이었다.섬이 아닌 이 땅 어디에 살건 그곳의 산에 오르면『물을 건너지 않고 산줄기만 타고 겨레의 영산,백두산까지 갈 수 있다.』라는 말에 나는 전기에 감전된듯 전율했다.이는 이 땅의 산줄기가 백두산으로 통하며 백두산이 모든 산의 시원(始源)이자 정점이요 조종(祖宗)임을 깨닫게 해주는 말이었다.그저 거기에 있는 산으로 막연하게 생각해오던 우리의 산과 산줄기가 비로소 살아 꿈틀거리기 시작했다.한마디로 경이였고 내 관념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나를 놀라게 한 그 다음 말은『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이었다.“산은 스스로 분수령을 이룬다.”라는 이 말은 산길(山經)과 물길(水經)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명쾌하게 설명해준다.백두대간은 이렇게 내게로 왔다.대간 종주의 원리는 이 두 가지를 바탕으로 대간마루금을 따라 밟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백두대간은 이 땅의 산꾼들에게 하나의 꿈이 되었다.꿈은 반드시 실현되기 위해서 있는 것이다.꿈이 현실로 바뀔 때 우리에게 그 꿈은 더 이상 꿈이 아니다.그리하여 비록 늦었지만,지난 96년과 97년에 걸쳐 고등학교 동기들과 함께 우리 고장의 산줄기인 낙동정맥(490km)을,2002년에는 낙남정간(220km)을 완주했다.
오랜 탐색기는 끝나고 이제 백두대간이다.백두대간 종주의 의의는 선답자들이 이미 곳곳에서 밝히고 있듯이,'우리 산줄기를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다.그러나 대간을 종주하면서 몸이 망가져 건강을 회복할 수 없다면 그것은 올바른 대간타기가 아닐 것이다.우리는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그래서 50대 후반의 우리 이일산우회 대간팀은 건강한 몸으로 느긋하게 대간을 끊어타기로 했다.더 맑고 밝은 정신으로 우리의 소중한 자연을 즐기며 자연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
이 땅의 풀 한 포기,나무 한 그루,돌 하나,그리고 바람 한 자락도 우리는 무심히 지나치지 않을 것이리라.그리하여 우리의 이 작은 답산기(踏山記)를 그리운 우리 산과 강에게 바칠 것이다.「그리움으로 걷는 백두대간」은 다름 아닌 이 땅에 대한 노래이며 헌사이다.그리고 우리들의 끈끈한 우정의 발로이며 발자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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