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봉에서 돌아본 대간-무룡산과 남덕유,덕유서봉]
삿갓골재-무룡산-동엽령-백암봉-지봉-대봉-빼재 18.4km(2003.9.21)
백두대간이 부른다.백두대간의 덕유산이 우릴 부른다.오늘은 백두대간 7번째 끊어타기 날.지난 여름의 지긋지긋했던 폭우와 태풍은 온데간데 없고 날씨는 쾌청하기만 하다.봉고 차창을 스치는 바람결은 더없이 달콤하면서도 소슬하다.산행하기에 가장 좋은 날씨에 우리는 모처럼 쾌재를 불렀다.
대진고속도로 서상인터체인지를 빠져나온 기묵 아우의 봉고는 영각사 아래로 스며들어가 남령을 넘어 지난 구간 하산지점인 황점마을에 멈춰섰다.김현기,손의선,신남석,이재화,전기환 그리고 지난 구간에 참여했던 한정문 씨 모두 6명이 장비를 챙겨 삿갓골재대피소로 발품을 팔기 시작한다.
황점마을 어귀서부터 삿갓골로 이어지는 산길은 평탄하고 부드러워 걷기에 아주 좋았다.대피소까지 약 3km가 넘는 산길은 약 2km가량은 그런 길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1km부터 가팔라지기 시작한다.저번 하산 때 땀을 훔치고 얼굴을 씻은 마당바위 옆 계곡에 다다랐으나 나는 쉬임없이 걸어올라간다.마당바위를 지나면서 산길은 차츰 가팔라지면서 숨길도 차오른다.한마장 발품을 팔아 나무계단을 딛고 삿갓골재대피소에 다다르니 7시 43분,1시간쯤 걸렸다.
나는 태양이 온누리를 비추는 해맑은 풍광 아래서 대피소 건너편 난장이바위솔이 궁금하여 그쪽으로 가보았으나 난장이바위솔은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시원한 물로 목을 추기고 있으니 재화와 한정문 회원이 대피소에 도착한다.20분쯤 지나 후미의 현기와 기환이가 대피소에 다다랐다.
삿갓골재대피소에는 많은 산객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이른 아침 황점에서 출발하여 북덕유 향적봉으로 가려는 산꾼들이었다.20대 청춘남녀들이 대부분이었다.등산객차림은 비록 아니지만 젊은이들이 산을 가까이 하는 것을 보니 매우 고무적이었다.어릴 적부터 자연을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길러야 올바른 산행예절을 갖추게 되는 것이니 매우 반가웠다.
삿갓골재대피소에서 나는 남덕유에서 영각재를 거쳐 중봉과 남령으로 해서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산줄기를 바라본다.사진 맨앞의 뚜렷하게 내리뻗은 산줄기가 삿갓봉 능선이며 그 뒤 푸른 이내가 감도는 중봉 산줄기 사이 고샅이 월성치로 이어지는 바람골이다.거기서 수긋해지는 잘록이가 남령으로 황점에서 영각사로 넘어가는 37번 도로가 지나간다.이 남령 왼편의 뾰족한 봉우리,수리덤에서 월봉산(1,279m)으로 나우리치는 장쾌한 산줄기이다.월봉산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거망산,황석산으로 이어지는 장대한 산줄기는 가을철 억새산행지로 이름이 높기도 하다.
[삿갓골재대피소에서 조망한 중봉과 남령,월봉산(07:53)]
삿갓골재대피소에서 다시 내다본 남령과 월봉산 일원이다.맨앞쪽 바위봉에서 비스듬히 뻗어내린 산줄기가 삿갓봉이다.
무룡산으로 떠나기에 앞서 삿갓골재대피소에서 종주팀이 기념사진을 찍었다.아침 햇살이 밝아 주위 풍광이 빛나고 있다.사진 왼쪽부터 이재화 총무,손의선,한정문,김현기 그리고 전기환 회원이 포즈를 잡았다.
삿갓골재대피소를 뒤로하고 오르는 종주길에는 들국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가을은 역시 국화의 계절.국화전시회가 열리는 것도 이즈음이다.국화는 향기도 그윽하고 그 모양새도 수수하여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정작 우리의 산과 들에 피어나는 우리의 들국화에 일단 한번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꽃만 큼직하게 육종해 놓은 이 원예종들이 어쩐지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곤 한다.
우리의 아름다운 가을 들녘에는 정말 다양한 야생의 들국화들이 피어 난다.색깔과 향기의 강렬함으로는 노란색 산국과 감국이 그만이고,그 청량함으로는 연보라빛 쑥부쟁이가 돋보이지만 가장 넉넉하면서도 정결한 아름다움으로는 하얀색 또는 연분홍색 꽃 빛이 고운 구절초가 최고이다.
가을에 산행을 떠나면 옮겨 딛는 발길마다 산자락의 사이사이에 피어 있는 수줍은 구절초가 정겨워 더욱 즐겁다.구절초는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써 흰색 또는 연분홍색 큼직한 꽃을 아름답게 피워낸다.우리의 땅은 물론 멀리 만주까지 영토를 확장하고 뿌리를 내려 아름다운 꽃과 고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으니 구절초는 우리들이 못 이룬 남북통일은 물론 옛 고구려의 영광까지 생각나게해주는 꽃이다.무릎 높이쯤까지 자라는 이 식물은 국화 잎처럼 깊게 두번 갈라진 잎을 달고 가을이 한참 무르익을 즈음 가지 끝마다 큼직한 꽃송이를 매어 단다.이렇게 달리는 꽃은 어느 들국화보다도 커서 꽃의 지름이 새끼 손가락 길이쯤이나 된다.
그래서 이 꽃들이 무리를 지어 피어 있는 모습을 보노라면 유난히 화려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잎은 마치 국화 잎을 보듯 가장자리에 결각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구절초란 이름은 약으로 쓴 이름이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이다.약으로 쓰기 위해 가을에 채 꽃이 피지 않은 식물을 잘라 햇볕에 말려 쓰는데 5월 단오가 되면 마디가 다섯이 되고,9월 9일이며 아홉 마디 즉 구절이 되며 이때 이 꽃을 잘라 쓴다고 하여 구절초란 이름이 붙었다.선모초(仙母草)라고도 하는데 흰 꽃의 모양이 신선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구절초는 건조한 공기에도 대단히 강하고 특별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자라므로 산과 들은 물론 가로화단이나 야생화 정원에서도 아주 잘 자란다.종류마다 특징이 다르지만,특히 한라구절초와 같은 것은 포기가 단정하면서 극히 건조하고 척박한 지역에서도 잘 커서 지피식재로 아주 유용하고,낙동구철초와 같은 것은 풍성하고 흐드러진 멋이 있어 좋다.
예전 사람들은 구절초의 이 빼어난 자태보다는 약효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 주로 부인병을 다스리는 식물로 유명하다.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월경을 고르게 하므로 주로 생리불순,냉증,불임증에 주로 쓰였다.또 소화가 잘 되지 않거나 위가 냉한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약으로 쓸 때에는 주로 말린 것을 물에 다려 쓰지만 식초에 담갔다가 볶아서도 쓰고 환약을 만들어 정기적으로 복용하기도 한다고 한다.더러는 꽃을 술에 담가 그 향기를 즐기기도 하고 어린 순은 나물로,잎은 향과 색을 내는 데 사용하기도 했다.가을 들녘이나 가을 숲속에서 깨끗함과 향내를 자량하는 구절초의 넉넉함이 분주한 이 가을에 유난히 부럽게 느껴진다.
삿갓골재대피소를 떠나 5분 뒤 헬기장에 올라서서 우리가 지난 구간 지나온 삿갓봉(1,410m)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헬기장에서 삿갓봉을 등지고(08:20)]
나무계단 딛고 올라 또다시 삿갓봉과 남덕유,그리고 덕유서봉을 뒤돌아본다. 남덕유 정수리 일대는 여전히 안개에 가려 있고 그 오른쪽 잘루목이 월성치로 내려서는 갈림길이다.그 갈림길 오른편에 덕유서봉이 날카롭게 솟구쳐 있고 그 오른쪽 어깨쭉지(사진 맨 오른편)에 돋올한 봉우리 또한 삿갓봉이다.
무룡산 앞봉우리에 올라선 기환이가 암장을 내려서고 있다.
무룡산 앞 봉우리에 오른 다음 다시 하산길에 든 한정문 회원이 멀리서 내려서고 있다.한 회원은 오늘로 대간종주가 2번째 날이나 대간 종주의 의의와 뜻을 깊이 이해하고 산행에 들어 그 누구 못지 않는 열정을 지닌 소유자이다.그의 대간 종주에 동참을 환영한다.
[무룡산 앞봉을 지나며(08:48)]
8시 55분,헬기장이 있는 무룡산 정수리(1,491.8m)에 올랐다.거기서 안내판을 중심으로 종주팀이 함께 했다.왼쪽부터 김현기,전기환,손의선,이재화 그리고 한정문 회원이다.9시 3분,무룡산을 뒤로 하고 동엽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북덕유 일원을 조망한 다음,우리가 밟은 대간마루금을 조망한다.사진 앞쪽으로 무룡산(舞龍山 1,491.9m)이 치솟고 그 능선 너머로 삿갓봉(1,419m),남덕유(1,507.3m)에서 덕유서봉(1,492m)으로 줄달음치는 대간마루금이 장쾌하게 치솟았다.
잠시 뒤,돌탑이 있는 봉우리(1,400m)에 이르러 또 다시 우리가 오를 북덕유 일원을 클로즈업한다.바위가 늘어선 능선을 지나 구름 그림자가 있는 곳이 동엽령이다.
[동엽령 가며 바라본 북덕유 일원(09:45)]
10시,종주팀이 바위로 된 동엽령 앞봉으로 오르고 있다.2번째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오르면 동엽령이 지척이다.(10:08)
[동엽령 앞봉을 오르는 종주팀(10:08)]
10시 15분,동엽령에 다다랐다.동엽령에서 왼편 큰재골로 내려가면 칠연계곡과 용추폭포를 거쳐 무주군 안성으로 빠지고,왼편 상여덤계곡으로 내려가면 거창군 북상면 병곡리로 빠지게 된다.동엽령에서 5분쯤 쉬고 발품을 팔아 10시 25분,동엽령삼거리에 이르니 안내판이 나온다.
[동엽령에 다다라(10:27)]
백암봉으로 오르는 길섶에 매우 고혹적인 야생화,투구꽃을 발견했다.가을 산과 들에서 꽃 피우는 것은 대개 국화과에 딸린 식물들이다.이들 국화 무리 속에서 좀 못생긴(?) 특이한 꽃이 눈길을 끈다.신비한 보랏빛이며,비스듬히 자라는 모양새도 유별나다.
속리산 등 우리 나라의 깊은 산골짜기에는 같은 무리의 식물 여러 종이 자란다.맏형뻘 되는‘투구꽃’을 비롯해,키 작은‘각시투구꽃’,금오오돌또기로 불리는‘세뿔투구꽃’,곧게 자라는‘선투구꽃’,노란색을 띠는‘노랑투구꽃’이 그것이다.
현삼과에 속한 투구꽃은 생김새야 기이하지만 관상용으로도 대접을 톡톡히 받는다.길이가 3 cm 넘는 꽃송이에,날씨에 따라 금빛,진한 보라,흰색으로 다양한 변이를 이루기 때문이다.더욱 신기한 것은 식물이 한자리에서 붙박이로 살아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깬다는 데 있다.여러해살이인 투구꽃은 덩이뿌리는 한 해 동안 제 몫을 다하고 그대로 �고 이듬해에 그 옆 부리에서 다시 새싹이 나온다.그러다 보니 절로 뿌리의 크기 만큼 옆으로 옮겨가는 셈이다.높이는 보통 1 m 안팎이며,2 개의 꽃잎에 긴 대가 있다.
투구꽃에 대해 한 가지 꼭 알아 두어야 할 게 있다.옛날에는 독화살촉을 만들 때 이 풀을 찧어서 발랐을 만큼 독성이 강하다는 것.어린이들이 꽃을 만진 손으로 얼굴을 비비면 피부에 벌겋게 독이 오를 정도다.
투구꽃은 깊은 가을 숲 속에 피어나는 아름다운 식물이다.꽃송이의 그 신비한 보랏빛이며 독특한 모양,덩굴도 아니고 그렇다고 바로 서지도 않은 채 비스듬히 자라는 모습으로 이 식물을 한번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감탄사와 함께 눈여겨보게 마련이다.그래서 이 식물의 이름이 투구꽃이며 꽃송이의 모양이 옛날 군인들이 쓰던 쇠로 만든 전투 모자인 투구를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명을 듣고 나면 모두 고개를 끄덕이곤 한다.게다가 이 식물의 뿌리는 한방에서 쓰는 유명한 초오라는 설명이 붙여지면 투구꽃은 금새 가을 산의 주인공이 되어 버린다.
투구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다.다른 물체에 기대어 비스듬히 자라는 것을 바로 세워보면 높이는 일 미터를 조금 넘기도 한다.손바닥처럼 깊게 다섯 혹은 세 갈래로 갈라진 잎,가지 끝에 이삭 모양으로 달리는 화서를 가지며 꽃 한 송이의 길이가 3cm도 더 된다.그러나 우리 나라에는 각시투구꽃,그늘돌쩌귀,세뿔투구꽃,지리바꽃 등 투구꽃과 사촌이 되는 식물들이 18종류나 있는 데다가 서로 모양이 비슷하여 많은 혼란을 가져온다.그래서 학자들 가운데는 진돌쩌귀,만수돌쩌귀,털초오 등과 같은 몇몇 종류의 식물들을 모두 투구꽃 하나의 종류로 통합하여 부르기도 하며 이렇게 투구꽃으로 부를 수 있는 식물들은 공통적으로 화서에 퍼진 털이 있고 잎이 크게 3갈래로 그리고 다시 한번 갈라져 5갈래로 보이는 특징을 들 수 있다.
사실 투구꽃은 약용식물로 더 유명하다.초오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며 깊은 산으로 가면 이 식물의 덩이뿌리를 약으로 쓰기 의해 캐고 다니는 약초꾼들을 많이 볼 수 있다.그러나 이 식물이야말로 잘 쓰면 약이요 잘못 쓰면 독이라는 이야기가 꼭 들어맞는다.초오는 진통,진경의 효능이 있고 습기로 인해 허리 아래가 냉해지는 증세를 다스리며 종기로 인한 부기에도 효과가 있어 풍증,냉종,신경통,두통,임파선염,위와 배가 차고 아플 때 두루 두루 처방하는 약재이다.그러나 많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들이 그러하듯이 약재로 쓰는 바로 그 덩이뿌리에 맹독성분이 함께 있으므로 전문가의 처방 없이 그저 약초라는 이름만 듣고 복용하다가는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사약을 만드는 그 유명한 부자 역시 이 투구꽃과 형제가 되는 식물인 것만 보아도 투구꽃의 독이 얼마나 무서운지 짐작 할 수 있다.한때는 이 식물의 독을 뽑아 내어 화살촉이나 창 끝에 발라 독화살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독성을 없애려면 입에 대어 마비되는 느낌이 없어 질 때까지 소금물에 반복하여 우려내거나 증기로 찐다고 한다.
투구꽃은 약용으로뿐 아니라 관상용으로 정원에 들여오는 일도 시도해 볼만하다.우선 독특하고 큼직한 꽃 모양새와 시원한 보라색 꽃송이가 사람의 눈을 끌 수 있고,기후 여건에 따라 다소 금빛이 돌기도 보라색이 진하기도 혹은 흰색이 나타나기도 하는 꽃 색의 변화를 눈 여겨 볼만하고 또 투구꽃의 종류에 따라 활용방법이 달라지는데,작은 키를 가지고 분에 담아 기를 수 있을 법한 각시투구꽃,덩굴성식물로 지주대를 세우고 둥글게 키워도 좋을 참줄바꽃,그리고 색이 아주 다른 노랑돌쩌귀 등 개발범위가 다양하다.지금도 가을 산,깊은 숲 속에서 자라고 있을 투구꽃을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가을은 간다.
[무사의 투구를 닮았다는 투구꽃(11:00)]
동엽령 삼거리에서 덕유평전이 있는 백암봉(1,490m)까지는 30분쯤 걸리는데,급하지 않은 오르막이다.11시 8분 백암봉에 올라서서 덕유평전과 중봉,북덕유 상봉 향적봉을 바라본다.이 덕유평전은 초원지대로 여름철이면 원추리가 군락을 이뤄 장관이다.백두대간은 주봉인 북덕유산 향적봉으로 연결되지 않고 백암봉에서 오른쪽으로 동진(東進)한다.
전북 무주와 장수,경남 거창과 함양에 걸쳐 있는 덕유산(德裕山 1,614m)은 넓고 큰 산이다.이름 그대로‘크고 넉넉한 산’이다.임진란 등의 난리를 겪을 때 백성들이 이 산속으로 숨어들면 안개가 끼여 적군이 찾지 못하고 돌아가곤 했다는데서‘덕이 큰 산’이라 하여 덕유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덕유산이라는 이름이 문헌에 처음 등장한 때는 15세기 말의“신증동국여지승람”이다.이 책의 금산군 산천조에“안성소에 있는데 경상도와 안음현의 지경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또 이중환의택리지에도 덕유산이라 해놓고“흙산인데 구천동(九泉洞)이 있고 천석이 깊숙하다.”라고 씌여 있다.
덕유산 주봉인 향적봉(1,614m)에서 남덕유산(1,507m)에 이르는 17km에 이르는 주능선에 중봉,무룡산,삿갓봉 등 높은 봉우리들이 연달아 솟았고 덕유평전 등 널널한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어 장쾌함이 그만이다.지능선에도 1,000m가 넘는 봉우리들이 많다.향적봉 북쪽의 적상산(1,029m),깃대봉(1,055m),두문산(1,051m),칠봉이 있고,향적봉 동쪽에 못봉(1,302m)고 투구봉(1,274.4m)이 있으며,주능선 서쪽에 망봉(1,047m),시루봉(1,105m)이 있다.이들을 모두 덕유산으로 친다면 남북으로 30km가 넘고,1,000m 이상의 봉우리만도 20개가 넘는다.
[백암봉에서 바라본 덕유평전과 중봉,그리고 향적봉(11:13)]
사진 왼쪽에 뾰족하게 솟은 봉우리는 무룡산이고,한가운데 하늘금을 긋는 봉우리는 남덕유,그 오른편으로 덕유서봉이 헌걸차다.남덕유 앞쪽으로 삿갓봉이 무룡산 능선 너머에 숨겨져 있다.
[백암봉에서 돌아본 무룡산,남덕유와 덕유서봉(11:14)]
백암봉에서 후미를 기다려 11시 18분,‘송계사삼거리’라 표기된 백암봉 안내판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었다.횡경재 3.23km,지봉안까지 1.16km의 거리라고 씌여 있다.
[대간분기봉,백암봉에 다다라(11:18)]
백암봉에서 우리가 밟아야 할 대간마루금을 조망한다.2번째 민드름한 봉우리 너머가 상여듬이며,대간은 밑으로 떨어졌다가 왼쪽으로 휘어져 올라가며 서서히 시계 반대으로 방향을 틀어나간다.그늘진 봉우리는 귀봉(1,400m)이며 횡경재로 수긋해지다가 지봉으로 올라붙는다.
[백암봉에서 바라본 대간마루금(11:22)]
11시 23분,백암봉에서 중봉으로 오르는 덕유평전 길을 버리고 오른편 동쪽의 밋밋한 능선을 따라간다.11시 40분경 작은 바위군에 다다랐다.상여덤이다.우리는 이 근처에서 12시 33분까지 점심을 들었다.귀봉으로 떠나기에 앞서 대간분기봉인 백암봉과 중봉을 뒤돌아본다.사진 왼쪽 봉우리가 백암봉(1,490m)이며 덕유평전을 거쳐 오른쪽 높은 봉우리는 덕유 중봉(1,594.3m)이다.두 봉우리 사이에는 오수자굴이 있는 계곡이다.
[상여덤 근처에서 돌아본 백암봉과 중봉(12:35)]
카메라의 앵글을 왼편으로 옮겨 백암봉에서 동엽령으로 이어지는 대간마루금을 조망한다.사진 오른편 능선의 초원지대가 동엽령이며 저 멀리 삼각형의 무룡산이 보이고 그 뒤로 겹겹의 산그리매가 둘러쳤다.
[상여덤 근처에서 돌아본 동엽령과 무룡산(12:35)]
상여덤을 뒤로 하고 봉우리 하나를 넘고 헬기장이있는 두 번째 봉우리,귀봉(1,400m)을 넘어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온다.송계사 갈림길 삼거리다.삼거리에서 줄곧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오후 1시 10분,선두는 횡경재에 다다르니 이정표에는 백암봉 3.2km,향적봉 5.3km,지봉 2.3km,송계사 2.7km라 적혀 있다.횡경재에서 6분쯤 기다리니 후미가 들이닥친다.우리는 다함께 사진을 찍고 지봉으로 걸음을 옮겼다.
[송계사 갈림길,횡경재에 다다라(13:22)]
횡경재에서 15분 가량 오르막을 오르니 싸리덤재(또는 지봉안)란 갈림길이 나온다.여기서 오른쪽은 거창군 북상면 소정리에 있는 송계사 하산길이고,왼쪽은 무주군 설천면 백련사 하산길이다.
[싸리덤재인 지봉안에 다다라(13:45)]
지봉은 싸리덤재에서 500미터쯤 떨어져 있다.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 헬기장이 나오면서 비로소 조망이 트인다.우리는 내친 김에 오후 2시,지봉(池峰,못봉 1,302.1m)에 올라서니 헬기장보다 전망이 더 좋다,지봉 정상에서는 서쪽으로 덕유평전에서부터 대간 줄기와 싸리덤재가 보이고 동쪽으로는 막힘이 없어 대봉(1,263m)까지 잘 보였다.지봉 이정표에 빼재까지 남은 거리가 6.1km가 남았다고 적혀 있으니,오후 5시가 되어야 종주를 마무리할 것 같다.
[못봉(池峰)에 올라(14:01)]
지봉에서 오후 2시 10분까지 간식을 들며 머울다 대봉으로 떠난다.지봉에서 월음령까지는 내리막이 줄곧 이어졌다.2시 30분,달음재(1,090m)라고도 하는 월음령에 다다르니 좌우로 갈림길이 열려 있다.이정표에는 빼재 4.7km,1시간 50분이 걸린다고 적혀 있다.
월음령에서부터 다시 길고 급한 오르막이 이어진다.싸리나무가 우거져 팔뚝을 찌르고 배낭도 잡아당긴다.빤히 보이는 봉우리가 생각보다 멀어 27분이나 걸렸다.
2시 57분 대봉(1,263m)에 올라섰다.대봉 정수리에는 우뚝 솟아 큰 나무가 없고 위에는 싸리나무 밑에는 억새만 있어 전망이 좋고 참호도 파여 있다.북쪽으로 투구봉(1,274.4m)을 두고 시계바늘 방향으로 삼봉산과 빼재도로,수도산~가야산 줄기가 가깝게 보인다.
사진은 대봉에서 바라본 중봉~백암봉~상여덤 능선이다.맨왼쪽 잘룩하게 들어간 곳은 상여덤이며 그 오른쪽으로 시야를 옮기면 봉긋한 봉우리가 대간분기봉인 백암봉,맨 오르쪽으로 돋올하게 솟은 중봉이 보인다.
[대봉에서 뒤돌아본 중봉~백암봉~상여덤(15:14)]
3시15분까지 대봉에서 다리쉼을 하고 빼재로 간다.그러나 대봉에서는 북쪽으로 열린 투구봉 산줄기가 더 뚜렷하지만 오른쪽(남동)으로 직각으로 꺾어 잡목을 헤치고 내려서야 한다.길 상태가 좋지 않지만 내리막이라 힘은 들지 않았다.3시 24분,갈미봉 잘룩이로 내려왔다.이곳 잘룩이에서 대봉 앞의 바위에서 내려온 길이 보이지만 잡목으로 전망이 트이질 않았다.3시 35분,갈미봉(1,210.5m)에 올랐으나 잡목숲이라 전망도 없고 내려서는 길도 급경사였다.
5분 뒤 해묵은 헬기장을 지나면서 대간은 오르막이 짧게 이어지고 4시 19분,또다시 지루한 오르막이다.능선에 올라서면 고사목 한그루가 있는쉼터에 다다랐다.여기서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3개 오르내린 뒤 빼재 도로 절개지 위에서 오른쪽 임도를 타고 빼재로 내려선다.
[종주날머리,빼재에 다다라(17:05)]
4시 35분,오늘 구간의 날머리 빼재에 다다라 종주를 마감했다.고개마루 빗돌에는“수령(秀嶺)”이라 써 있는데 빼재 또는 삼오정고개라고도 부른다.무주와 거창을 잇는 727번 포장도로가 지나고,고개 남쪽에 신풍령휴게소와 넓은 주차장이 있다.
[종주정보]
06:43 황점(600)---<3.0>---07:45-08:05 삿갓골재대피소(1,280)...<1.94>...08:55-09:03무룡산(1,491.3)...<2.1>...09:38 돌탑(1,400)...<1.1>...10:15-10:20 동엽령(1,260)...<3.0>...11:08-11:20 백암봉(1,490)...<1.38>...11:40-12:30 상여덤(1,400)...<1.0>...13:10-13:19 횡경재(1,290)...<1.25>...13:37 싸리덤재(1,250)...<1.45>...13:59-14:08 못봉(池峰,1,320)...<0.87>...14:08-14:30 월음령(달음재1,090)...<1.0>...14:57-15:15 대봉(1,263)...<0.93>...15:35 갈미봉(삿갓봉1,210.5)...<1.5>...1,093.3봉...<0.88>...16:35 빼재(920)
도상거리/종주시간:18.4km/8시간 30분
접근거리/산행시간:3.0km/1시간 22분
총산행거리/산행시간:21.4km/9시간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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