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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자귀나무

 

 

백두대간 4구간 종주들머리인 복성이재 부근의 700봉 바로 밑에 자귀나무가 화려한 꽃을 피워올리고 있었다.중부 이남 지방의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귀나무는 사진에 보이는 것처럼,초여름이 되면 공작의 깃털처럼 울긋불긋한 부채 모양의 꽃을 펼친다.그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자귀나무는 꽃이나 잎이 자유롭게 움직인다.낮에는 활짝 펼쳤다가 저녁 무렵이 되면 가지런하게 접는다.특히 양쪽으로 난 잎을 포개는 모양이 마치 금실 좋은 부부가 꼭 껴안고 자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합혼목(合婚木) 또는 합환목(合歡木)'이라고 부른다.이런 이유로 부부간에 금이 가면 이 나무를 파다가 심어놓고 좋아지기를 빌기도 하였고,중국에서는 신혼부부에게 이 나무를 선물로 주기도 하였다.

 

최근에 우리 나라 젊은 부부들 사이에서는 이 나무를 '사랑나무'라고 하여 아파트 정원에다 기념식수를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자귀나무는 꽃이 하도 화려해서 서양에서 온 꽃나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자귀나무는 엄연히 동양 나무이며 우리 나라에서도 오랫동안 살아온 토박이 나무다.


자귀나무는 신경초랑 비슷한 족속이다.콩과 식물들은 주로 밤이 되면 잎을 움츠리는 버릇이 있는데,아까시나무,싸리,콩사리,신경초(미모사 또는 엄살풀이라고도 부름),자귀풀 같은 식물이다.꽃이 지고나면 콩하고 비슷하게 생긴 열매가 달린다.그 열매는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바람이 불면 익으면서 갈색으로 변한다.그때부터 바람이 불면 콩깍지가 흔들리면서 요란하게 소리가 난다고 하여 '여설목(女舌木)'이라고도 부른다.여자들처럼 아주 시끄럽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