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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

동백꽃과 벚꽃

 

뜬눈으로 밤을 지새고

광안리 해변가로 나선다. 

 

투명한 햇빛 일렁이는 해변길,

난 숨이 막힌다.

 

 

누가 밤 새워 등불 밝혔던가!

저리도 장엄하게 떨어진 목숨,

 

 

꽃 핀 자리는 환희요,

꽃 진 자리는 화농이라는데,

땅에 떨어져 붉게 타오르는 동백꽃 .

 

 

어릴 적 바위에 올라

햇빛에 손가락 비춰보면

선홍색 빛깔이 선명하던 황홀한 떨림은

또 하나의 심장이거니

 

 

아! 벚꽃이 피었네.

눈보라 구름보라

눈부신 꽃보라

 

 

마음이 밝아지고 가벼워져

낙화마저 속삭임이요

입술이거니

 

  

그 울림, 그 빛 속에 서보라.

 

 

사랑이 지나가는 길은
지상 어디고 꽃길 아니랴

 

 

떨어지는 건 어디 봄날 꽃들뿐이랴
사람들도 그렇게 피었다

지는 한이 있어도

 

 

영원한 봄은 그렇게 있기를 바라겠지.

 

 

 

 

눈부신 꽃그늘 아래
오늘은 분분히 떨어지는 꽃잎일망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