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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안리 바닷가에서

청산신남석 2007. 2. 19. 08:27

 

뭇 봉우리는 바다를 연모해 달리고

그리움은 물결치는 바닷가에 쉬임없이 자맥질 하나니,

 

이제 그 봉우리들의 끄트머리.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막다른 해안에서

우리의 열병은 다시 시작하나니...

 

바다여,내 젊은 날의 꿈이여,절망이여,

 

 

저 장산,갈매빛 산등성이 비낀 

바다에 서면 ,  

 

 

눈부시게 빛나는 물결 위

육중한 욕망의 다리 너머로

 

 

내 젊은 날 푸른 꿈은 아득하고, 

 

  

가이없이 몰려오는 포말에

시간의 잔해들만 모래톱에 켜켜이 쌓이누나.  

 

 

삶의 싱싱한 씨줄로 건져올리던

퍼득거리며 빛나던 게도

용트림치던 숭어도 

이젠,

 

 

 

 

저 검푸른 바닷가 바위틈에 달라붙은

게딱지처럼 단단하구나. 

  

    

 

 

어린아이의 해맑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심연은 너무 깊어

푸르름이 두 눈에 고여 있구나.

 

 

 

기억의 가장자리에 와 밀어처럼 속삭이는

물결 따라 꿈도 흐르고 

 

 

  

 

수평선 너머로 징엄한 저녁놀

거대한 불기둥 되어 찬란하구나.

   

  

   

  

 

저 황금빛 물결도,산봉우리에 걸린 태양도

 

 

 

 

 

 

 

 

검푸른 어둠속에서 

다시 피어나 불 밝히누나.

 

내 꿈의 저편에서

밝음으로 또는 어두움으로...

 

2007년 2월 19일 설날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