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산 산자락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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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불구불 골짜기 흐르고 숲이 우거진 곳
새들만이 만첩 봉우리 위로 나는구나.
범 다니는 길에는 푸른 이끼가 한창인데
법당을 흰 구름이 감싸 안았구나.
해가 더디니 섬돌에는 온갖 꽃이 웃고
바람이 바쁘니 동산에 많은 나무들이 읊는다.
밑바닥까지 본디 한 줌 티끌도 없으니
산 빛에 눈이 맑고 계곡 물에 마음이 깨끗하구나.
입만 열면 시가 되었다는 고려 명종 때의 문인 노봉(老峰) 김극기(金克己)가 읊은 장흥 보림사의 시이다.천년사찰 선종종찰인 보림사는 문림(文林)의 땅 장흥 문학의 시원지로 알려져 있다.
오늘은 그 장흥 땅 천관산으로 친구들과 합동산행을 하는 날이다.두 친구에게 산행의 앞뒤를 맡기고 산에 들지 못하는 심사를 달래보러 천관산 남쪽 탑산사 문학공원으로 들어갔다.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탑산사로 오르는 도로가 공사중이어서 아쉽게도 돌아서야 했다.
이때 원주에서 온 블로그 벗님 모모님의 전화를 받고 한승원의 생가인 회진포구로 가려던 발길을 장천재주차장으로 돌리고 말았다.아침 일찍 천관산에 올랐다 내려온 모모님 가족을 주차장에서 만났으니 어찌 반갑지 않으랴.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가족과 함께 산행을 하고 내려온 모모 님의 생기발랄한 얼굴에서 칠량에서 건전 올린 전어보다 더 싱싱한 아름다움을 접했으니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일정이 어긋나 원주로 떠나는 모모님을 뒤로 하고 다시 장천재로 올라가 장천재의 구석구석과 600년이 넘었다는 태고송을 찬찬히 살펴보았다.그리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하산에 들었다는 친구들을 기다렸다.천관산 대세봉 위로 넘어가는 해넘이를 보며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 천관산의 장엄한 모습에 가슴 저렸다.
2006년 10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