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그리움으로 걷는 백두대간-21구간<작은차갓재-황장산-저수령>

청산신남석 2006. 8. 24. 16:47

[810봉 전망바위에서 뒤돌아본 대간마루금]

 

                                    작은차갓재-황장산-폐맥이재-벌재-문복대-저수령(2004.8.29)

 

종주들머리인 작은차갓재로 가기 위해서는 문경시 동로면 생달리(산다리)로 들어서야 한다.8월 29일 새벽 4시,현기가 운전하는 카스타는 갈평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동로,예천으로 가는 901번 지방도로로 스며들었다.증평리 큰마,밖마,여우목을 거쳐 대미산 남동릉인 돼지릉에서 뻗어내린 여우목고개(620m)를 넘는다.


오늘은 음력 14일,푸른빛 감도는 하늘에는 보름달이 휘영청 걸려 있어 주변 산등성이가 실루엣처럼 눈에 들어온다.약사정,거무목,바깥산다리,안산다리로 이뤄진 생달리(산다리)는 보이는 것이라곤 산과 달뿐이라고 해서 붙여진 마을이름이다.이 가운데서 안산다리는 생달리에서 가장 안쪽에 있다.대미산과 황장산 사이 해발 500여미터에 터잡은 미을은 한때 70여가구가 숯을 구우며 살았다.그러나 70년대 초반 숯 생산이 금지되면서 가구수가 줄어 지금은 15가구가 사는 한적한 마을로 변모하고 말았다.주민 대부분은 고추와 고랭지 채소를 재배한다.바깥산다리 생달교를 왼쪽으로 틀어 안산다리에 있는 한백주제조장에 다다른 시각은 새벽 5시 무렵.

 

김익수의 카스타를 한백주제조장 앞마당 귀퉁이에 세우고 산행장비를 챙긴다.날이 훤히 밝아오는 5시 37분께가 되어서 종주에 들어간다.오늘 종주에 온 동기들은 차량지원을 한 김익수,왕복으로 운전을 한 김현기,전기환,최금구,신남석 모두 5명으로 지난 구간 때의 그 얼굴 그대로다.


안산다리마을에서 작은차갓재로 오르는 산길에는 웃자란 풀길을 헤치며 올라야 했다.반바지와 신발은 이슬에 젖어 흡사 빗속을 걷는 것처럼 물기가 배어든다.베창골따라 오르는 산길은 어둡고 칙칙하다.이처럼 음습한 산길은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처음이었다.아침 이내가 골안에 떠도는 그 윗쪽으로 베바우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도 잠시 어두운 숲속으로 들어간다.칡넝쿨과 다래넝쿨이 우거진 숲속길을 빠져나와 6시 1분,작은차갓재(740m)에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니 바로 헬기장이다.


노란 달맞이꽃이 흐드러진 헬기장에서 잠시 숨길을 고르고 발품을 판다.잣나무조림지를 지나면서 산길은 차츰차츰 고도를 높여나가다 6시 20분,810m에 있는 전망바위에 다다라 지난 구간 우리가 밟은 대간을 조망한다.사진 맨 뒤 하늘금을 가르며 우뚝 솟은 봉우리가 대미산,그 앞쪽에 삼각형 모양의 986봉이 보이고 그 오른편에 927봉이 아침 햇살을 받아 찬란하다.그리고 사진 왼쪽 산자락 송전탑이 있는 잘룩이가 문경에서 단양으로 넘나들던 차갓재(740m)다.(06:21)

 

[810봉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본 안산다리마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안산다리마을 풍경이다.계곡 앞부분 희게 보이는 공터는 지금은 폐광하여 복구해 놓은 규석광산터이며,그 오른쪽 산중턱 송전탑이 서 있는 곳은 작은차갓재 오기 전 차갓재가 있는 곳이다.또 산다리마을 입구 가로질러 난 도로도 보이는데 이 도로는 중평리 여우목고개에서 산다리마을로 넘어오는 길이다.(06:21)

 

[810봉 전망바위에서 대간마루금을 등지고]

 

전망바위에 앉은 친구들의 얼굴에 묻어나는 양광(陽光)이 다사롭다.친구들 어깨 너머로 대간마루금이 눈부시다.(06:23)

 

[840봉 전망바위에서 돌아본 대간마루금]

 

810봉 전망바위에서 대간과 안산다리마을을 조망하고 발품을 판다.20분가량 오르자 또 다시 전망바위(840m)가 반긴다.사진은 그 전망바위에서 또다시 대간마루금을 뒤돌아본다.저멀리 대미산이 하늘금을 가르고 대간마루금이 송전탑이 있는 차갓재로 내려온 다음,816봉으로 치오르다 작은차갓재로 수긋해진다.그 앞쪽에 810봉 전망바위 능선을 지난 대간은 사진 맨 아래쪽 840봉 전망바위로 이어진다.그리고 대간마루 왼편에 베바우능선 뒷쪽 모습이 보인다.(06:45)

 

[840봉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운달산] 

 

840m 전망바위에서 시야를 남서쪽으로 돌려 운달산(1,097m) 일원을 조망한다.사진 제1선이 묏등바위능선이며 제2선이 안산다리능선으로 안산다리마을로 내리뻗고 세번째 능선이 구름에 가린 운달산 일원이다.(06:45)

 

[840봉 전망바위에서 묏등바위를 등지고]

 

840봉 전망바위에 올라 묏등바위와 황장산을 올려다본다.묏등바위는 20미터 가량의 직벽을 올라야 하며 거기서 500미터 가량 바윗길을 타고 가면 황장산 정수리에 닿는다.이곳에서 본 묏등바위는 기치창검한 바위군이 불쑥 돋아나 장관을 이룬다.이 묏등바위 암릉 제일 왼쪽이 황장산 정수리이다.840봉 전망바위에서 묏등바위와 황장산을 등진 친구들을 카메라에 담았다.(06:47)

 

[묏등바위 직벽을 오르는 기환]

 

840봉 전망바위에서 10분쯤 다리쉼을 하고 묏등바위로 오른다.7시 묏등바위 아래턱에 다다라 7미터 직벽을 로프를 잡고 오른다.사진은 기환이가 로프를 붙잡고 묏등바위로 힘차게 오름짓을 하고 있다.(07:02)

 

[묏등바위에서 굽어본 작은차갓재와 대간마루금]

 

친구들이 묏등바위로 오르는 틈을 타서 대간을 뒤돌아본다.송전탑이 있는 차갓재와 816봉,그리고 작은차갓재,810봉 전망바위가 확연히 드러난다.(07:02)

 

[묏등바위 직벽을 오르는 익수]

 

익수,묏등바위를 향해 로프를 잡고 오름짓을 하고 있다.(07:03)

 

[묏등바위에서 대간을 등지고]

 

일행이 묏등바위에 올라서서 대간을 등지고 기념사진을 찍었다.다들 함박웃음을 참지 못하며 즐거워하고 있다.현기 발 뒷쪽으로 묏등바위 직벽으로 오르는 로프가 보인다.(07:05)

 

[베바우 능선 비켜 묏등바위에 앉아] 

 

이번에는 묏등바위에 앉은 친구들을 카메라에 담았다.친구들 뒷쪽으로 베바우능선이 안산다리마을로 뻗어내린다.(07:06)

 

[묏등바위 절벽지대를 지나며]

 

묏등바위를 뒤로 하고 황장산으로 닥아간다.드디어 큰바위를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위험지대를 통과해야 한다.로프가 큰바위를 에돌아 설치되어 있기는 하지만 바위 오른쪽은 천애만애한 절벽지대.발디딤에 유의해야 하고 몸 줌심을 제대로 잡아야 무난히 지나갈 수 있다.익수가 로프를 잡고 먼저 바위 계단으로 내려섰다가 다시 바위를 가로지르며 횡단하고 있다.(07:10)

 

[묏등바위에서 황장산 가는 바위능선길]

 

큰바위를 가로지르는 절벽지대를 지나자 좌우로 깎아지른 바위능선길이 나온다.멋지게 생긴 소나무를 배경으로 그 바윗길에서 걸음을 멈춘 친구들을 한 컷트 한다.이 바윗길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로프를 걸어 놓았다.(07:12)

 

[황장산(黃腸山 1,077.3m) 빗돌을 중심으로]

 

7시 18분,황장산 정수리에 다다르니 10여명의 산꾼들이 다리쉼을 하고 있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한다.강릉산악회의 대간종주팀 선두그룹이었다.지난 20구간 때 하늘재에서 강릉산악회의 버스와 봉고를 보았는데,그땐 우리가 1시간가량 늦게 하늘재를 출발하는 바람에 이들과 종내 마주칠 겨를이 없었다.그런데 오늘 안산다리마을에서는 그들을 지원하는 차량을 보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만나다니 납득이 안 되었다.

 

우리는 서로 자연스럽게 인사를 나누며“어디서 종주를 시작했느냐.”고 물으니“새벽 1시반,저수령을 출발했다.”고 한다.어둠 속에서 묏등바위 오름길과 절벽지대를 타고 넘기에는 위험부담이 많아 우리와 거꾸로 종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나는 혹시나 싶어“최능규 부부도 참여했느냐.”고 넌저시 물으니 그들 부부도 함께 왔다고 했다.조금 있으면 정상에 올라올 것이라 한다.우리는 간식을 들면서 최능규 부부를 기다리다 황장산 빗돌을 중심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07:20)

 

[황장산(黃腸山 1,077.3m) 빗돌을 중심으로]

 

황장산은 문경시 동로면 한가운데에 솟아 있는 산이다.산경표에 기명된 본디 이름은 작성산(鵲城山)으로 문안골에 있는 고려시대의 산성인 작성산성에서 비롯되었다.지금의 황장산(黃腸山)은 조선시대 때 이곳에서 질좋은 소나무인 황장목이 생산돼 궁궐의 재목으로 사용했고,이곳의 벌목을 금하기 위해“황장봉산(黃腸封山)”으로 지정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황장봉산을 줄여“황장산”이라 부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최근의 지형도에는 하나같이 황정산(皇庭山)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옛문헌이나 기록을 찾을 수 없으니 잘못 표기된 듯하다.황정산(黃廷山)은 단양 쪽 맞은편에 똑같은 이름의 산이 있다.황장산은 암릉과 같은 험준한 지형도 있지만 문안골이나 우망골,토사골처럼 반나절은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부드러운 계곡도 품고 있다.이 산은 거친 남성미와 부드러운 여성미를 두루 갖춘 산이다.

 

황장산은 삼국시대부터 신라와 고구려의 접경지대로 서로 이 산을 차지하려고 피나게 싸웠다.신라가 이 산을 넘으면 남한강을 따라 침공할 수 있고,고구려도 이 산을 넘어야 신라 땅을 손에 넣을 수 있으므로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싸움이 전개되었으며,6.25때도 이 지방 빨치산들이 다 황장산에 숨었는데 산세가 험하면서도 고만고만하니까 앞서 도망가 숨으면 토벌대가 쫓아가지도 못하고 가도 찾지를 못했으며 또 인민군이 낙동강 전투에서 패하고 후퇴할 때 치룬 작성전투에서 수많은 전사자를 냈다.


황장산에서 뻗어나간 모든 능선은 암봉과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작은차갓재에서 벌재까지 이어진 백두대간 주능선이 그렇고,정상에서 방곡리로 뻗어내린 투구봉 능선이 그러하며 정상에서 베바위 능선,감투봉에서 안산다리 능선,약사정 마을에서 수리봉으로 올라친 암릉이 그러하다.(07:20)

 

[황장산에서 바라본 감투봉과 황장재]

 

황장산 정상에서 최능규 부부를 기다리다 7시 32분,하산에 들어간다.대간은 황장산 정상에서 남진하다가 감투봉을 지나면서 왼쪽으로 90도 방향을 틀어 동진하게 된다.황장산 하산길에 감투봉과 988봉을 바라본다.사진 오른편에 감투봉이 보이고 감투봉과 그 왼쪽 988봉 사이의 잘룩이가 황장재다.그리고 대간 너머 멀리 천주봉과 공덕산이 가늠된다.(07:37)

 

 [다시 만난 최능규 부부와 함께]

 

감투봉과 황장재를 감상하고 1,010m 잘룩이로 내려가는 길에 황장산으로 오르는 강릉산악회 회원들을 만났다.7시 39분,그 잘룩이에 다다르니 최능규 씨가 바위에 걸터 앉아 쉬고 있었다."최 사장님,오랫만이네요.?" 하고 말문을 열자 최 사장은 나를 보더니 반가워 어쩔 줄을 모른다.우리는 두 손을 덥썩 잡고 다시 만난 기쁨을 나누었다.


조금 있으니 감투봉에서 최 사장의 안사람이 잘룩이로 내려온다.너무 반가웠다.지난 20구간 이화령-하늘재 구간을 종주할 때 만나 부봉에서 길을 잃고 헤어져 못내 아쉬웠는데 이렇게 대간 길에 다시 보니 오랜 지기를 만나 것처럼 반가웠다.산꾼들의 만남은 여늬 사람들의 만남과 확연히 달랐다.한 번 보아도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끈끈한 정이 다사롭다.산이 우리들을 하나로 묶어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우리는 다 함께 잘룩이에서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사진 왼쪽부터 강릉산악회 회원과 최금구 동기,최능규 부부,전기환,김익수,김현기 동기가 감투봉 쪽을 향해 빙 둘러 섰다.이 잘룩이에서 오른쪽으로 열린 하산길은 산태골로 해서 안산다리마을로 내려가는 길이다.(07:42)

[감투봉 가는 길에 뒤돌아본 황장산 서릉]

 

7시 44분,1,010m 잘룩이에서 최능규 부부와 헤어지고 감투봉으로 가기 위해 작은 봉우리를 오른다.4분 뒤,1,030봉을 올라서서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넘다 황장산에서 서쪽으로 뻗어내린 황장산 서릉을 뒤돌아본다.그 서릉 가운데 뾰족하게 솟은 암봉이 960봉이며 이 암봉에서 뻗어내린 920봉에서 북동쪽으로 지릉이 나우리치며 묏등바위를 일구워놓는다.(07:48)

 

[황장산 북동릉의 투구봉] 

 

황장산 서릉의 힘찬 모습을 조망하고 이번에는 황장산에서 북동쪽으로 뻗어내린 투구봉을 바라본다.(07:49)

 

[감투봉 서릉,안산다리능선의 암봉]

 

황장산 북동릉의 투구봉을 조망하고 감투봉으로 간다.감투봉 톱날능선이 30미터가량 이어진다.톱날능선은 위험하지는 않지만 바위 오른쪽으로 조심해서 지나가야 한다.7시 52분,감투봉(1,040m)에 다다랐다.감투봉에서 잠시 다리쉼을 하며 주변 산세를 살핀다.감투봉 서릉인 안산다리능선의 흡사 공룡 등줄기 같은 암릉이 한 눈 가득히 들어온다.안산다리능선은 그 오른쪽 산태골과 왼쪽 토시골 사이에 이뤄진 능선으로 안산다리마을로 뻗어내린다.구름에 휩싸인 대미산이 하늘 위에 치솟아 있는 게 보인다.그리고 여우목고개에서 산다리마을로 내려오는 901번 도로가 하얗게 빛나고 있다.(08:00)

 

 

 

 [감투봉에서 베바우를 등지고] 

 

감투봉 서릉인 안산다리능선을 조망하고 베바우능선을 뒤로 하고 친구들을 카메라에 담았다.(08:01)

 

[감투봉 하산길]

 

8시 5분,감투봉(1,040m)에서 황장재(935m)로 내려간다.잠시 발품을 팔자 30미터에 이르는 바윗길과 만난다.이곳에도 로프가 걸려 있어 조심스럽게 내려서야 한다.(08:07)

 

[황장재(935m)에 다다라]

 

8시 14분,황장재에 다다랐다.이정표가 서 있는 황장재는 산다리 마을 사람들이 문안골을 거쳐 단양군 방곡리로 넘나들던 고개다.대간 왼쪽 하산길은 문안골을 거쳐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로,오른쪽 하산길은 토시골을 거쳐 바깥산다리로 내려가는 길이 열려 있다.(08:15)

 

[988봉 헬기장 너럭바위에서 감투봉을 비켜]

 

황장재에서 사진을 찍고 988봉으로 오른다.988봉 정수리엔 너럭바위가 있어 좋은 전망터였며 그 곁에는 묵은 헬기장이 있었다.사진은 그 너럭바위에 앉은 동기들이 감투봉을 비켜 자세를 잡았다.현기 뒤로 감투봉 하산길의 바위지대가 보이고,감투봉에서 뻗어내린 안산다리능선 위에 칼봉이 솟아나 있다.(08:22)

 

[감투봉 서릉,안산다리능선을 배경으로]

 

988봉에서 다리쉼을 하면서 감투봉에서 서쪽으로 나우리치는 안산다리능선을 뒤로 하고 동기들을 카메라에 담았다.(08:32)

 

[988봉 헬기장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천주산과 공덕산]

 

988봉을 떠나기 전에 남쪽에 있는 천주산(836m)과 사불산(四佛山)으로 더 잘 알려진 공덕산(912.9m)을 조망한다.사진 한가운데 뾰족하게 솟아오른 천주산은“하늘기둥” 곧 천주(天柱)라는 산명을 지닌 특이한 산이다.


산이름이 암시하듯 우뚝 치솟아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처럼 보이는 산이다.또 이 산을 멀리서 보면 큰 붕어가 입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것 같아‘붕어산’이라고도 하는데 경천호의 기운을 얻어 더욱 힘차고 생기가 넘치는 산이다.천주산 오른편에 높게 솟아오른 공덕산은 흔히 사불산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산이다.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이 사방불석은 높이 2m,각면이 1.5m 정도인 사면체 바위인데 사면에 부처님 모습이 돋을새김 되어 있다.오랜 세월에 마모되어 형체만 희미하게 남아 있으나 능선위의 큰 바위 위에 터잡고 있는 모습이 장엄하다.(08:34)

 

[황장산 북동릉의 투구봉과 도락산 원경] 

 

988봉 너럭바위에서 다리쉼을 끝내고 바윗길을 내려서다 황장산 북동릉의 투구봉과 저 멀리 도락산(道樂山 964.4m) 일원을 조망한다.(08:37)

 

[880봉 헬기장 너럭바위 하산길에 비켜 본 생달리] 

 

988봉 바윗길을 내려서는 친구들을 생달마을(산다리)로 들어오는 여우목고개와 함께 한 컷트한다.친구들 머리 위에 멋진 소나무가 돋아난 암릉이 988봉 정수리이다. (08:40)

 

[치마바위봉 가는 길의 880 암봉]

 

이번에는 앞으로 나아갈 대간마루금을 바라본다.사진 가운데 눈부시게 빛나는 암봉이 880봉이며,그 뒷쪽에 높은 봉우리가 치마바위를 품고 있는 1,004봉이다.치마바위봉의 치마바위는 남쪽 사면에 있기 때문에 대간 길인 이곳 서쪽에서는 볼 수가 없다.(08:43)

 

[치마바위봉 오름길에 돌아본 대간]

 

8시 48분 880미터 암봉을 지나 치마바위봉 오름길에 뒤돌아본 대간마루금의 모습이다.사진 앞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880미터 암봉이며,그 뒤 왼쪽 비알에 슬랩이 있는 봉우리가 988봉 능선이다.(08:50)

 

[폐맥이재에 다다라]

 

9시 1분,치마바위봉에 다다르니 늘씬한 기품의 소나무가 반갑게 맞이한다.치마바위는 능선길에서 얼핏얼핏 모습을 드러내지만 여간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우리는 이곳에서 9시 26분까지 헴버거로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이제 폐맥이재로 내려간다.


9시 30분,대간이 오른편으로 방향을 트는 지점인 990봉까지는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폐맥이재(820m)로 내려서면서 가파른 비탈길로 바뀐다.9시 40분,폐맥이재에 다다르니 이정표도 안내판도 없었지만 고개 주위에는 단풍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폐맥이재에서 오른쪽 희미한 길은 동로면 갈밭골로 내려가는 길이고 왼쪽 길은 삼밭구미골을 거쳐 황장산 쉼터가 있는 단양군 방곡리 오목내로 내려가는 길이지만,지금은 거의 통행이 끊겼다.사진은 폐맥이재에 다다른 친구들의 모습이다.(09:48)

 

 [910봉 전망바위에서 뒤돌아본 치마바위봉]

 

9시 48분,폐맥이재(820m)를 뒤로 하고 발품을 팔아 5분 뒤에는 870봉을 넘어섰고,10시 노송이 있는 910봉 전망바위에 다다랐다.전망바위에서 우리가 밟은 대간마루금을 뒤돌아본다.줄곧 숲에 가려 보이지 않던 치마바위 대슬랩이 훤히 드러난다.3개의 슬랩 가운데 왼쪽 봉우리가 1,004봉이요,가운데가 990봉,폐맥이재로 하산하는 오른쪽 봉우리 역시 990봉이다.그리고 그 세번째 990봉과 사진 앞쪽 소나무 사이의 잘룩이가 폐맥이재다.(10:03)

 

[벌재(伐峙 625m)에 다다라]

 

910봉 전망바위에서 치마바위 일원을 조망한 다음 10시 10분,929봉에 다다랐다.929봉에서 오늘 종주의 소구간인 벌재(625m)까지 남은 거리는 약 1.25km.10시 16분,850봉에 이르니 왼쪽으로 샛길이 보이는데 황장산약수터로 가는 길이다.우리는 오던 그대로 오른쪽 대간길을 따라 가파른 비탈길을 내려간다.10시 34분,헬기장이 있는 730봉을 지나면서 하산길은 한없이 가파르다.벌재가 내려다보이는 지점에 다다라 절개지 왼편으로 돌아 10시 37분,땡볕이 작열하는 벌재로 내려섰다.


벌재는 문경시 동로에서 충북 단양군 방곡으로 넘는 고개이다. 현재는 975번 지방도로가 2차선으로 포장이 되어 통행량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벌재는 『증보문헌비고』,「여지고」등의 옛 기록에 벌치(伐峙)로 기록되어 있다.그 이름은 벌목재,버리미기재,밀치,밀재,밀목치,밀목재,밀항 따위와 마찬가지로 벌의 목을 형상화한 이름으로 볼 수도 있으나,본래는 이 지역의 지명으로 남아 있는 적성(赤城)과 관련된 옛 이름일 가능성도 아주 높다.충북단양의 옛 이름이 적성이었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금도 백두대간 양쪽 지역인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와 단양군 적성면에 모두 그와 관련된 이름의 흔적들이 남아 있다.

 

우리는 벌재에서 점심을 들기로 했다.당초 계획은 문복대에서 점심시간을 가지려 했으나 1시간 가량 일정이 늦어졌기 때문에 물을 구할 수 있는 벌재에서 점심을 들어야 했다.사진에 보이는 황장산 등산안내판과 벌재표지판 사이의 왼쪽 계곡에 그늘이 져 있고 계곡물이 흘러 그곳에 자리를 펴고 점심식사를 했다.(11:40)

 

[돌목재(石項嶺 750m)에 다다라]

 

벌재에서 11시 37분까지 점심을 들고 다시 발품을 판다.벌재(625m)에서 대간 길을 잇는 방법은 2가지.2차선 도로 건너 야트막한 640봉을 넘어 월악농장행 도로를 지나는 방법과 아예 640봉 오르지 않고 벌재 오른쪽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 Y자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왼쪽 월악농장행 도로로 들어가 대간길을 잇는 방법이 있다,그러나 우리는 편법을 쓰지 않고 640봉을 바로 넘는다.


11시 43분,월악농장행 포장도로에 도착하니‘산악인의 집 120m<----’이란 표지판이 나온다.포장도로를 건너 오르막을 올라간다.작은차갓재~황장산~벌재 구간은 암릉 구간이 많아 힘든 종주인데 비해 벌재~저수령 구간은 몇 군데만 빼곤 흙길의 연속이기 때문에 훨씬 수월했다.11시 55분,첫번째 오르막인 700봉에 올라섰으나 그리 힘이 들지는 않았다.822봉까지 오름길은 숲속을 걷기 때문에 햇빛을 피해 갈 수가 있었다.5분 뒤,산불감시초소를 지나 배낭을 풀고 갈증을 축인다.

 

12시 10분,다시 발품을 팔아 12시 13분,822봉을 통과했다.남동진 하던 대간은 이 822봉을 지나면서 서서히 북동진하게 되며 1,030봉에 이르러 동진하게 된다.822봉을 지나면서 대간은 750m 잘룩이인 돌목재로 내려선다.12시 27분,돌목재(石項嶺 750m)에 다다랐다.이 예쁜 이름의 돌목재는 문경시 동로면 석항리에서 충북 단양군 방곡리를 거쳐 문경시 동로면 명전리로 넘어다니던 고갯길인데 벌재가 포장도로로 바뀌면서 이제는 해묵은 추억의 옛길이 되었다.(12:21)

 

[1,030봉 헬기장에서 바라본 공덕산과 천주산]

 

750미터의 돌목재에서 1,020봉으로 오른다.표고 270미터를 톺아올라야 한다.완연한 숲길을 30분쯤 발품을 팔아 1,020봉에 오른다.땀이 비오듯 쏟아진다.점심을 들고난 뒤라 더욱 힘이 들었다.1,020봉에서 12시 57분부터 오후 1시 10분까지 다리쉼을 한다.이제 대간길은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6분 뒤에는 1,000m 잘룩이에 다다랐고 1시 20분에는 1,030봉 헬기장에 올라섰다.


이곳에서 남서쪽에 우뚝 치솟은 천주산과 사불산으로 이름난 공덕산을 바라본다.사진 한가운데 하늘을 향해 붕어입처럼 생긴 산이 천주산(836m)이고,그 오른편에 치솟은 산이 공덕산(912.9m)이다.천주산 산자락 아래 마을이 문경시 동로면 석항리 일대다.(13:22)

 

[문복대(門福臺 1,074m) 빗돌을 중심으로]

 

1,030봉 헬기장에서 천주산과 공덕산을 조망하고 문복대로 간다.대간은 고만고만한 바위봉우리를 넘지 않고 오른쪽 허릿길로 돌아나간다.1시 38분,문복대(門福臺 1,074m)에 다다랐다.


문복대(해발 1,074m)를 지나는 대간꾼들의 정다운 벗이 되어 주고 있는 문복대 정상의 빗돌. 정상이라지만 큰 봉우리가 아니라서 이 표지석이 없으면 문복대 정상이란 것을 알지 못한 채 그냥 지나칠 것이다.1,020m봉에서 문복대 정상까지는 30여분 걸린다.


문복대는 백두대간길 복을 불어들이는 곳이라는 뜻으로 석항리 사람들은 운봉재라 부르기도 한다.문경 산들모임산악회에서 세운 문복대 정상 빗돌을 중심으로 앉은 친구들 가운데 익수와 금구는 웃통을 벗어제껴 다분히 육감적인 모습,아니 엽기적인 모습이다.

 

돌목재(750m)에서 1,020봉 오름길에 내가 웃통을 벗자 두 동기도 따라 벗었는데,대간마루로 불어대는 바람은 옷을 벗었을 때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상쾌했다.미국에서는 누드산행을 즐기는 클럽이 있다는데 그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것만 같았다.(13:45)

 

[옛저수령(890m)에 다다라]

 

1시 43분까지 문복대 정수리에서 다리쉼을 하고 옥녀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1시 50분,옥녀봉(1,077m) 정수리에 닿았으나 아무런 표지판이나 안내판도 세워져 있지 않았다.

이제 저수령으로 하산에 들어간다.2시 5분,대간분기봉인 1,020봉에 다다라 오른쪽 능선을 따라 하산한다.이 분기봉에서 대간은 남동진하게 되며 옛저수령 고개를 지나 묘지가 있는 920봉에 이르면 동진하여 저수령에 이른다.


그런데 이 1,020봉 분기봉을 깃점으로 한동안 문경 땅이던 대간 왼쪽은 단양 땅으로 들어서게 되고 오른쪽은 여전히 문경 땅이다.하산길은 가파르지만 흙길이라 한껏 속도를 낼수 있었다.2시 8분,소백산관광농원으로 넘는 870m 잘룩이를 지났다.대간분기봉을 지나면서부터 대간 왼쪽 발치 아래로 소백산관광농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2시 20분,거기 팻말에는 장구재로 적힌 옛저수령에 다다랐다.

 

이 옛길은 석항리 양지마을에서 충북 대강면 올산리로 넘어가는 고개다.고개 너머 대간 왼쪽은 소백산관광농원이 자리잡고 있고 마사마토길인 옛저수령은 대간꾼이나 지나갈까 이제는 사람의 발길이 뚝 끊겨 을씨년스러웠다.사진은 대간 왼쪽,소백산관광농원 쪽을 등진 동기들을 카메라에 담았다.(14:22)

 

[옛저수령(890m)에 다다라]

 

옛저수령 고개에서 석항리 쪽을 배경으로 동기들의 모습니다.지금의 저수령 2차선 찻길이 뚫리기 전에는 이 옛길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차량이 넘어다녔을까.아! 그리운 옛길이여,숱한 사연과 애환이 깃든 고갯길은 단지 공간을 이어주는 통로에 그치지 않고 시간과 문화도 함께 이어주는 통로였으니,이제 그런 길을 만나면 와락 감정이 북받쳐오르는 것은 무슨 영문일까.


산이 건너지 못하는 물이 건너는 곳이 나루요,물이 넘지 못하는 산을 넘는 것이 고개다. 사람들은 일찍이 산줄기를 울타리 삼고 물줄기를 바탕 삼아 삶터를 이루었다.나루가 마땅히 도랑을 건너가는 일이라면 고개는 울타리를 넘어 바깥 이웃과 왕래하는 통로다.나루는 늘 안쪽에서 안쪽으로,고개는 늘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서로 통한다.그러므로 강남과 강북은 한 공간이고 영남과 영북은 전혀 다른 공간이다.고개는 그렇게 서로 다른 공간을 연결하는 관문이다.그런 뜻에서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만나는 숱한 고갯길에 다다르면 나는,무엇보다도 먼저 그 고개를 넘었던 사람들의 삶을 떠올린다.

 

이 옛저수령만 하더래도 문경시 동로면 석항리 사람들이 충북 대강면 올산리로 넘던 작은 고개이지만 고단한 삶을 지고 가던 그들의 발걸음에서 우리네 삶의 원형같은 것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대간을 종주하면서 우리가 크고 작은 고갯길에 이르면 마음이 안온한 느낌이 드는 연유는 그곳에는 아직도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편린이 깃들어 있는 탓일 것이다.(14:23) 

 

 

우리는 휴게소 매점에서 맥주를 시켜 갈증을 달래면서 안산다리마을로 갈 차량을 찾았다.휴게소에서 대간꾼들한테 차량을 지원한다길래 물어보니 차비가 40,000원이란다.터무니없이 비쌌다.


그래서 점심 때 벌재에서 통화한 황장산쉼터의 김동진 씨를 찾았다.그는 매우 겸손했다.차비를 물으니 주는 대로 받는다고 했다.20분쯤 기다리자 김동진 씨의 갤로퍼가 저수령에 도착했다.백두21차 구간 끊어타기는 바위와 흙의 조화로움 속에 며느리밥풀꽃이 어우러진 종주였다.(14:50)

 

[산행정보]

 

*차편

부산<--북상주IC--문경읍--갈평삼거리--여우목고개-->동로면 생달2리(안산다리):

김익수 카스타

저수령--단양군 사인암--벌재-->동로면 생달2리:

갤로퍼(김동진/황장산쉼터 054-552-8080)

*종주시간/종주코스(2004년 8월 29일)

05:38 안생달 한백주제조장(500m)--1.5km-->06:01-06:02 작은차갓재(740m)/헬기장...06:20-06:24 810봉 전망바위...06:40-06:50 840봉 전망바위...1.0km...07:00-07:05 묏등바위(970m)...0.55km...07:18-07:32 황장산(黃腸山 1,073.3m)...07:39-07:44 10 1,010m 잘룩이...0.5km...07:52 감투봉(1,040m)...0.2km....08:10-08:14 황장재(935m)/헬기장...0.25km...08:2-08:30 988봉/헬기장...0.4km...08:45 880봉...0.5km...09:01-09:26 1,004봉(치마바위)...0.85km...09:40-09:45 폐맥이재(820m)...0.75km...10:10 929봉...0.5km....10:16 850봉...0.73km...10:37-11:37 벌재(625m)/점심...640봉....0.1km...10:44 월악농장 포장도로(625m)....0.25km...11:55 700 능선 오르막....0.3km...12:00 730봉...12:05-12:10 산불감시초소...0.37km....12:13 823봉...0.25km....12:27 돌목재(750m)...0.9km...12:57-13:10 1,020봉...13:16 1,000m 잘룩이...13:20 1,030봉..1,030봉...1,030봉...0.7km...13:38-13:43 문복대(門福臺 1,074m)...1,040m잘룩이...1,060봉...0.4km...13:50 옥녀봉(1,077m)...1,040m 잘룩이...1,050봉...0.55km...14:05 1,020봉...0.5km...14:08 소백산관광농장 잘룩이(870m)...0.3km...14:20-14:28 890봉(옛저수령,비포장)....0.37km..14:39 920봉(묘지)....0.25km...14:45 저수령(低首嶺 850m)

*도상거리:11.7km
*진입거리 1.5km *총산행거리:13.2km
*종주시간:8시간 44분
*진입시간:23분(안생달 한백주제조장--->작은차갓재)
*산행시간:9시간 7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