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七寶山) 종주길에
[칠보산 가는 길,홍이동 능선의 춘양목]
그대 마음 어두워지면
칠보산 허리 돌아 산등에 오르세요.
거기 정수리 햇빛 쏟아지는
투명한 시선 받으며
산등에 올라보세요.
그대 머리 짖누르는 일곱 가지 번민의 왕관
벗어버리고 눈 감아보세요.
무지개 눈 앞에 어리는 꽃길따라
걸어보세요.
그래도 외로우면
칠보산 산등에서 내려오세요.
쇠재 넘어
무거운 발길에 채이는 찬란한 햇빛,
붉은 춘양목 가지에 걸리고
굽이굽이 정맥 마루길
아무도 없는 숲길을 걸어보세요.
걸망 하나 짊어지고
네 모든 시름 놓아버리면
그때 알게 되나니
네 육신도 구름처럼 가볍다는 걸
네 정신도 바람처럼 비었다는 걸
꽃잎 다 진 철쭉은 능선에서 보았으리
네 사랑이 한 그루 나무였다는 걸
네 사랑이 한 그루 어둠이었다는 걸
정맥 종주길에서
알게 되나니
우리는.
*칠보산:낙동정맥 답운치와 통고산 사이에 있는 오지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