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산

물금 임경대(臨鏡臺)

청산신남석 2020. 8. 11. 21:51

 

 

 

 

 

임경대

 

나는 낙동강을 사랑한다.태백에서부터 몰운대까지 유장하게 흐르는 낙동강 -그 어디메도 알흠답지 않는 곳은 없겠지만 그가운데서도 황산강을 으뜸으로 친다.낙동강이 밀양강을 받아들여 삼랑진을 지나고 원동과 물금을 거쳐 화명동 부근 삼차하(三叉河)에 이르는 구간이 황산강(黃山江)이다.

 

임경대에 오르면 황산강의 조망이 눈을 시원하게해준다. 저 아래쪽으로는 김해의 대동과 금곡 화명동으로 이어지는 강이 활시위처럼 휘어져나가고.윗쪽으로는 물금 화제와 원동으로 이어지는 황산강이 흡사 한반도의 형상을 닮아 눈길을 사로잡는다.그리고 건너편 앞쪽 산줄기가 바로 김해에서 지리산 영신봉으로 용트림치눈 낙남정맥의 시발점이 되는 <동신어산>이니 어찌 감회가 없으랴!

 

예로부터 이곳에는 숱한 시인묵객이 찾아와 그 아름다움을 찬미하곤 했다. 그가운데서 고운 최치원이 노래한 황산강 시가 단연 압권이다

 

안개 낀 봉우리 옹긋쫑긋 강물은 넘실넘실 煙巒簇簇水溶溶(연만족족수용용)

인가가 산을 마주하고 거울 속에 잠겼어라 鏡裏人家對碧峯(경리인가대벽봉)

바람 잔뜩 외로운 돛배 어드메로 가시는고 何處孤帆飽風去(하처고범포풍거)

새 날아가듯 순식간에 자취 없이 사라졌네 瞥然飛鳥杳無蹤(별연비조묘무종)

최치원, 황산강 임경대(黃山江臨鏡臺)

 

그리고 입만 열면 시가 되었다는 고려 때의 문신 김극기의 황산강 찬가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황산강을 이렇게 노래했다.

 

여관에서 새벽 밥 먹고 강을 건너니 起餐傳舍曉度江(기찬전사효도강)

강물은 아득하고 하늘은 검푸르다 江水渺漫天蒼茫(강수묘만천창망)

검은 바람 사방에 일어 흰 물결 일으키니 黑風四起立白浪(흑풍사기립백랑)

배가 황산강과 서로 다투듯 오르락내리락 舟與黃山爭低昴(주여황산쟁저묘)

나루터 사람은 마치 내가 평지 밟듯 津人似我履平地(진인사아리평지)

노 저으며 뱃노래 소리 짧았다 길어졌다 一棹漁歌聲短長(일도어가성단장)

죽다 살아나 언덕에 이르니 十生九死到前岸(십생구사도전안)

느티나무 버드나무 그늘 속 촌길 거칠구나 槐柳陰中村徑荒(괴류음중촌경)

김극기 황산강(黃山江)